Friday, November 04, 2011

윤동주 - 소년

소년(少年) - 가을 하늘의 마법적 기능 - 1939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 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少年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順伊의 얼굴은 어린다.


MBC 스페셜 "가을, 윤동주 생각" 10/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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